뗏장이 약이다
1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정모라고 하는 80대 노인이 딸의 근무력증(筋無力症)을 고쳐 달라고 찾아왔다. 딸이 46살인데 전혀 걸을 수 없고 말을 할 수도 없으며 24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서만 생활한다고 했다. 그 딸이 26살 때 병이 처음 생겼는데 그 때부터 병원에 가끔 가는 것 말고는 20년 동안 침대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 집에 딸만 셋 있는데 근무력증에 걸린 딸은 가운데 딸이라고 했다. 언니와 동생이 근무력증에 걸린 가운데 딸을 돌보느라고 둘 다 시집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근무력증은 만세천강근탕을 3년 정도 먹으면 90퍼센트 이상 고칠 수 있다. 100퍼센트 완벽하게 낫지는 않아도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근무력증이 100퍼센트 완벽하게 나으려면 운동을 몇 년 동안 해서 빠진 근육을 다시 생겨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만세천강근탕(萬歲天罡根湯)을 보내 주었는데 그 딸은 약이 맛이 없다고 신경질만 내고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했다. 만세천강근탕은 누가 먹어도 맛이 없는 약이 아니다. 아이들한테 주어도 대개 맛있다고 하면서 잘 먹는다.
그런데 그 딸은 만세천강근탕을 주기만 하면 오만상을 찡그리면서 화를 내고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한다. 그 딸은 꿀처럼 달콤한 것만 잘 먹는다고 했다. 입 안에서 저절로 녹는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달걀찜, 순두부처럼 저절로 입 안에서 녹는 것, 달걀찜, 순두부 같은 것만 먹는다는 것이다. 나는 금기 음식을 지키지 않아도 오래 먹기만 하면 반드시 나을 것이므로 그래도 먹여 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아버지가 만세천강근탕을 1년 동안 딸한테 억지로 먹이다시피 했다. 아버지가 울면서 딸한테 날마다 만세천강근탕을 먹으라고 애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결국 맛이 없다고 하면서 던져 버리거나 쏟아 버리기 일쑤고 억지로 먹이기만 하면 뱉어내는 바람에 도저히 먹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 아버지가 나한테 와서 더 이상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고 하면서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 딸의 아버지는 나이가 80살이 넘었는데 딸의 치료비를 대기 위해서 보험회사의 외무사원 노릇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는 어려서 집안이 가난해서 고학을 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다음 은행에 취직해서 은행의 상무로 있다가 은퇴했다.
그러나 딸의 병을 고친다고 벌어 놓은 돈을 다 써서 바닥이 났으므로 보험회사 외무사원으로 돈벌이를 해야 했던 것이다. 그 딸의 병을 고치겠다고 온 집안이 거덜이 났지만 그 딸은 부모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기만 한다고 했다.
환자가 약이 맛이 없다고 안 먹는다고 하는 병은 죽어야만 고칠 수 있는 병이다. 속된 말로 뗏장이 약이지 어찌할 방법이 전혀 없다. 천하제일의 명의가 천하제일의 약을 갖다 줘도 안 먹겠다고 하는 데에는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 딸의 어머니는 골수 기독교 광신자였다. 천문도(天文圖)에서 좋은 기운이 나오므로 벽에 붙여 두라고 보내 주었더니 천문도가 부적(符籍)이라고 하면서 찢어 버렸다고 한다. 하나님한테 딸의 병을 고쳐 달라고 20년 동안 기도를 했으나 병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하나님이 고쳐 주실 것이라고 하면서 하나님만 찾는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느라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그 딸을 데리고 나한테 한 번 오라고 했더니 교회에 날마다 기도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올 수 없다고 했다.
단순히 맛이 없다는 이유 한 가지만으로 약을 외면하는 사람이 있고, 오직 서울대병원에서 주는 약이 아니면 먹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이나 부처님이 고쳐 줄 것이라고 기도만 하고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약이 의심스러워서 먹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약을 주지 않는다. 의심하는 사람들한테는 약을 줘 봐야 소용이 없다.
최근 3년 사이에 근무력증으로 나한테 찾아온 사람이 20명이 넘는다. 그러나 약을 먹고 병이 나은 사람은 다섯 명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의심을 품고 약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무력증 환자나 당뇨병 환자들은 대개 의심이 많아서 제 마음에 드는 것은 아무 것이나 믿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믿지 않는다.
병원의 의사들이 고치지 못하는 것을 돌팔이가 어떻게 고칠 수 있겠냐고 하는 것이다. 또는 병이 안 나으면 책임을 지겠냐고 한다. 병원에 가서 병을 고치지 못하면 의사가 책임을 지는가? 병은 제 스스로 만든 것이므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병은 스스로 고치는 것이지 의사가 고쳐 주는 것이 아니다.
눈곱만큼이라도 약을 의심하고 먹으면 병을 고치지 못한다. 약을 먹어봐야 헛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거나 의심하는 기색이 있으면 절대로 약을 주지 않는다. 한 번 의심하고 먹지 않겠다고 했으면 끝까지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서 꼬치꼬치 따지고 묻는다. 한 번 더럽다고 침 뱉은 물을 다시 마시면 병에 걸린다. 싫어서 뱉은 침에는 독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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