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꼬리와 왜가리의 노래 시합
꾀꼬리 한 마리와 왜가리 한 마리가 서로 노래를 더 잘 한다면서 다투었다. 그들은 뭇 새들의 임금인 독수리한테 가서 누가 노래를 더 잘 하는지 누구의 노래 소리가 더 아름다운지 공정하게 판결을 내려 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그런데 왜가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질 것 같았다. 그래서 독수리한테 뇌물을 바치기로 했다. 독수리가 제일 먹고 싶어 하지만 진흙탕 속에 살고 있어서 독수리가 잡아먹을 수 없는 미꾸라지를 잡아서 몰래 독수리한테 바쳤다. 그러나 노래를 잘 하는 꾀꼬리는 자기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자신만만했으므로 독수리한테 잘 보일 필요가 없다고 여기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독수리는 꾀꼬리와 왜가리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너희 둘의 노래를 들어보고 나서 누가 노래를 더 잘하는지 공정하게 판결을 해 주겠다. 먼저 꾀꼬리부터 노래를 해 보아라.”
꾀꼬리가 고운 소리로 노래를 했다.
“녹음방초(綠陰芳草) 호시절(好時節)에 꼬리꼬리요오-----”
“좋다. 잘 들었다. 과연 꾀꼬리가 노래를 잘 하는구나. 이제 왜가리가 노래를 해 보아라.”
왜가리가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왝--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에 왜액— 왜갈왜갈------”

독수리가 둘의 노래를 다 듣고 나서 말했다.
“좋다. 잘 들었다. 이제 내가 공정하게 판결을 해 주겠다. 녹음방초 호시절을 노래한 꾀꼬리의 노래는 간부지상(姦婦之像)이니 곧 간사한 계집이 사내를 유혹하는 노래 소리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구만리장천을 노래한 왜가리의 노래는 늠름한 대장부의 기상을 잘 표현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왜가리의 노래가 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내기는 왜가리가 이겼다.”
왜가리는 꾀꼬리보다 노래를 잘 못 부르지만 독수리한테 별미를 갖다 바친 덕분에 시합에서 이겼다. 이 세상은 오직 뇌물만 통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나도 독수리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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